<중국인 이야기 1>





류사오치와 린뱌오 등 혁명 주역의 오욕의 인생에서 시작한 <중국인 이야기 1>은 이처럼 파란만장한 20세기 중국 근현대사를 다룬다. 2016년까지 4년에 걸쳐 총 10권 완간을 목표로 한 장정의 첫발이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처럼 이 책은 ‘중국판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가 될 것 같다. 책 곳곳에 혁명가·지식인들의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들이 생생한 까닭이다. 다음은 그 예다.

1955년 한 농부가 참새를 탓하는 탄원을 하자, 마오는 전국적인 참새 섬멸 작전을 명했다. 1958년에만 참새 2억1천만 마리가 살해됐는데, 그 이듬해 해충이 창궐했다. 마오는 다시 참새를 ‘복권’시킨다. 참새 박멸에 열 올린 아이들은 10년 뒤 홍위병 완장을 찼다. 참새와의 전쟁은 문혁의 전초전이었다. 한편, 홍위병 완장을 차고 ‘마오 만세’를 외친 저우언라이는 평생 마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것으로 천수를 누렸다. 저자는 문혁이 더 오래갔던 이유가 저우언라이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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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사람 얘기를 위해 저자는 1980년대부터 중국·대만·홍콩 등 현지의 골동품 가게를 돌며 일기·서한·회고록·사진 등을 수집했다. 저자는 진짜 중국사는 사건보다 사람에 담겨 있다는 쪽인듯 싶다. 중국인들의 ‘뒷담화’까지 알뜰하게 긁어모아 중국 근현대의 주요 인물들을 자기 방식으로 재현·평가했다. 마오와 저우언라이를 좋아한 독자라면 저자의 평가가 못마땅할 수도 있겠다. 책에 담긴 저자의 이야기가 각주없이 너무 내밀한 탓이다. 풍부한 이야기에서 무엇을 건져올릴지는 결국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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