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2011.04.09

<도시농업-도시농사꾼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전국귀농운동본부 텃밭보급소 엮음/
들녘·1만 500원


지금까지는 도시인들이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가는 귀농을 의미했습니다. 아니면 도시 근교에 텃밭을 마련해 주말이나 휴일에 경작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도시를 떠나는 귀농은 예나 지금이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또 주말마다 꽉막힌 도로는 주말 농부들의 의지를 꺾습니다. 저같아도 그냥 돈주고 사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네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도시농업입니다. 도시 가정이 16.5㎡(5평) 남짓한 자기 텃밭을 지방자치단체나 놀고 있는 땅의 주인에게 빌리는 것, 그게 도시농업의 목표입니다. 5평이면 한겨울을 제외하고 한 가족이 먹을 대부분의 야채를 대부분 수확할 수 있어요(겨울에도 마늘을 심어놓으면 초봄부터 먹을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는 쌀을 빼면 식량자급률이 10% 안되요. 그래서 도시농업은 식량 안보에도 제법 보탬이 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농약 걱정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요.

그런데 도시농업의 미덕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돈이 된다는 거예요. 농작물은 원가의 50%가 인건비고, 나머지도 운송비와 중간 마진이 상당하니까요. 도심에 농장을 만들면 1㎡ 당 3만원의 생산성을 낼 수 있어요. 일반 농촌은 1㎡ 당 1만원대여서 훨씬 더 높은 거죠. 이런 경쟁력 덕분에 일찌감치 도시농업을 시도해온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에선 자발적인 농산물 시장이 생겼어요. 그리고 도시농업 일자리들이 창출되서 노동시장에서 소외되던 노인들과 주부들이 돈을 벌 길도 생겼죠. 나라는 복지비용 부담을 덜고, 시민들은 건강을 덤으로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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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들어 도시농업이 가장 발달한 도시도 역시 중남미의 쿠바 아바나다. 체 게바라가 활약했던 혁명의 나라답게 도시농업도 혁명적으로 진행됐다. 쿠바는 미국의 경제봉쇄와 지원 세력이던 공산권이 해체된 뒤 소련의 원조가 줄어들면서 90년대 식량 위기를 맞았다. 식량자급률이 50% 아래로 떨어졌지만 국가가 식량을 배급했기 때문에 도시 시민들은 스스로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었다. 그 타개책으로 선택한 것이 도시농업이었다. 쿠바 정부는 ‘아스팔트에도 흙을’이란 구호 아래 도시의 모든 유휴지를 유기농법으로 경작하게 했다. 그 결과 아바나에서 소비되는 식량은 90%가 도시와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며 도시 농업 면적이 여의도의 70배가량인 18만㏊(2002년 기준)에 이른다.

위기에서 시작된 식량재배는 뜻밖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쿠바가 공산주의 국가임에도 1994년 농산물 거래를 위한 자본주의적인 시장이 만들어졌다. 시장을 부인하던 공산국가에서 잉여농산물 거래를 위한 자발적인 시장을 허용한 것이다. 농업을 시스템과 시장에 맡겨두자고 주장해 농업을 고사 직전으로 몰고가 지원금을 남발하는 자본주의 국가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또 퇴비 생산업자, 화단조성업자, 농업지도자 등 수십만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아바나는 식량 문제를 해결하려는 도시농업의 1차 목표를 넘어 지속발전이라는 더 높은 차원의 목표에 근접한 도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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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 침략사상을 묻는다>
야스카와 주노스케 지음·이향철 옮김
/역사비평사·2만3000원
일본 메이지 시대의 지식인 후쿠자와 유키치(1835~1901·사진)는 ‘일본 근대의 스승’인가 ‘아시아 침략의 사상적 주범’인가?

‘탈아론’ 등 침략전쟁의 사상을 북돋운 원흉으로 비난받지만, 일본에서 후쿠자와는 서양문명의 충격 속에서 일본을 주권적 국민국가로 만들기 위한 정신의 토대를 만든 위대한 사상가로 존경받는다. 최고액권인 만엔짜리 지폐에 그의 얼굴이 담긴 것도 그 때문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시민적 자유주의자의 전형을 보여준 사상가’라는 말로 압축된다.



그러나 후쿠자와의 모든 글과 발언을 살펴본 지은이는,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는 후쿠자와를 완전히 잘못 읽었다”며 마루야마가 보지 못했거나 외면했던 진실을 까발린다. 후쿠자와는 “국가를 위해서라면 재산뿐만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내던져도 아깝지 않다” 등 민권에 바탕을 두지 않은 국가주의적 발언을 숱하게 쏟아냈다. ‘천부인권·인부국권’의 논리는 찾아볼 수 없어, 마루야마가 찬탄했던 시민적 자유주의자로서의 모습은 없다는 것이다.

단지 그는 “개인의 자유독립과 일신독립을 아울러 달성하는 문명의 본지(本旨)”를 “다음 행보로 남겨두고 훗날 이루게 되리라”고 덧붙여, 국권론에 밀린 민권론을 차후의 과제로 남겨뒀을 뿐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그 뒤로 후쿠자와는 ‘힘은 곧 정의’라는 노골적인 현실주의의 입장을 드러내며 일본의 침략을 적극적으로 고취하는 데 나섰다. 자유민권운동에 대한 맹렬한 비판, 중국인을 경멸하는 ‘창창 되놈’ 등 수많았던 아시아 멸시 발언, 조선 침략과 ‘천황 친정’에 대한 노골적인 주장, 언론인으로서 뤼순 학살사건에 대한 보도 은폐 등은 한결같은 침략적 제국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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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건축>
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정영희 옮김
/다빈치ㆍ전 2권 각 권 1만8000원


“위대한 건축물을 실감하는 최상의 방법은 그 건물 안에서 잠을 깨는 것이다.”

건축가 찰스 무어의 말이다. 건축책에 등장하는 멋진 집, 걸작으로 꼽히는 건축물을 보면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런 소망을 실제 이뤄볼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직접 가보기조차 쉽지 않은데.

일본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는 건축 설계못잖게 명건축물을 순례하는 데 열정을 쏟는 이다. 물론 건축가들조차 위대한 건축물에서 잠을 자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그는 늘 세계의 건축물을 돌아다니며 가능한 한 잠을 자보고, 잠을 재워주지 않는 곳은 몇차례씩 찾아가 유명 건물을 음미해왔다. 새로 나온 책 <내 마음의 건축>은 그가 이렇게 세계 곳곳의 주요 건축물을 찾아다니며 깨달은 건축의 재미와 의미를 독자들에게 대리 체험해주게 하는 건축답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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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사과하라>
김호·정재승 지음/어크로스·1만4000원


어떻게 사과해야 사람들이 인정하고 용서할까? 저자들은 사과가 갖추어야 할 여섯 가지 충분조건을 제시한다. “미안해”라는 말 뒤에 하지만이나 다만 같은 말을 덧붙이지 말 것, 무엇이 미안한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것, 책임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내가 잘못했어”라고 명확히 표현할 것, 개선의 의지나 보상의사를 표현할 것,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 용서를 청할 것 등이다. 사과할 때 절대 쓰지 말아야 할 세 가지 표현으로는 “상반된 내용을 이어주는 접속부사인 그러나, 조건부 사과, 그리고 수동태 사과”가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사과하면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어떤 식의 사과가 공감을 얻을까 궁금해진다. 이런 유의 호기심은 과학적인 실험 결과가 풀어준다. 먼저, 사과가 피해자의 분노를 가라앉힌다는 가설을 의학적으로 측정한 실험을 소개한다. 연구 결과는 “피해자가 흥분하여 혈압이나 심장 박동수가 상승했을 때 적절한 사과를 받게 되면, 빠른 속도로 심장이 정상상태를 회복”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사과문 가운데 어디에 가장 오랫동안 시선이 머무는가 하는 실험이다. 소비자들이 문의할 수 있는 소통채널과 개선책 제시에 관심이 집중하는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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