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월간조선 '한겨레보도' 문제는 무엇인가

[언론개혁] 월간조선 '한겨레보도' 문제는 무엇인가 

<월간조선> 4월호가 보도한 안기부(옛 국가정보원)의 `한겨레신문 종합분석'은 전혀 사실이 아닌, <한겨레>에 대한 거짓과 왜곡으로 가득차 있다. 또 97년 4월 당시 이 문건의 작성에 관여한 안기부 라인은 안기부법을 위반하고 불법행위를 저질렀음이 명백하다.



이에 따라 학계·법조계에선 내용의 사실 여부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않은 채 <월간조선>이 언론공작문건을 보도한 것은 언론의 `취재보도권'을 뛰어넘는 `월권행위'이자, <한겨레>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 문건의 왜곡·불법성=<월간조선>의 `한겨레신문 종합분석'에는 <한겨레>가 지난 15일 보도한 이 문건의 주요내용을 뛰어넘는 악의적인 용공음해와 허위사실이 실려있다.


일례로 문건은 `재일교포사회에선 북한이 한겨레신문의 반정부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조총련을 통해 자금을 대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삼성·현대 등 대기업들에 대한 비판기사는 의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한겨레>와 조총련의 `연관성'은 사실무근이며, 재벌을 가장 강도높게 비판하는 신문이 <한겨레>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이 문건은 <한겨레>에 대한 대책으로 `오보발생시마다 해당부처별로 동시다발적인 중재위 제소 및 민·형사소송 제기로 편집국 정상운영을 방해'할 것을 제시했다. 심지어는 `경영·편집간부 등 전조직원에 대한 대공용의점 정밀 내사' 등 공작냄새를 짙게 풍기는 대책까지 담았다.


안기부가 이처럼 문건을 작성해 <한겨레>의 언론활동과 영업을 방해하려 한 것은 “원장·차장 및 직원은 법률에 의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다른 기관·단체 또는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국정원법 11조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불법행위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7년 이하의 징역과 7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받게 돼 있다.


또 안기부의 전·현직 직원이 이 문건을 <월간조선>에 건네준 행위는 “모든 직원은 재직중은 물론 퇴직한 후에도 직무상 지득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국정원직원법 17조)는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관련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돼 있다.


◇ <월간조선> 보도의 문제점=주동황 광운대 교수(언론학) 교수는 “언론매체가 외부문건을 입수해 실었을 경우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고 악의적인 비방이라면, 자신이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전파'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월간조선>의 보도는 문건 배포행위로 명예훼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태 변호사도 “사실이 아닌 내용을 담은 문건을 보도했으면 <한겨레>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며, 이는 민·형사소송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월간조선>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문건을 작성하고 집행했는지를 밝히는데 노력하지 않고 그 내용만을 소개한 것은 전형적인 색깔론 보도”라고 말했다.


<월간조선>은 지난 13일 문건의 핵심내용이라며 A4용지 2쪽 분량의 질의서를 한겨레신문사 사장실로 보내 반론을 요청했으나, <한겨레>는 “<월간조선>의 질의서가 문건의 핵심내용인지 알 수 없는 만큼 전문을 보내준다면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월간조선>은 “전문요구는 언론의 상궤에 어긋난 요구”라면서 거부했다.


특별취재반

http://www.hani.co.kr/section-003000000/2001/003000000200103181923546.html


[언론개혁] 월간조선-안기부 커넥션 있었나 

<월간조선> 4월호의 안기부 언론공작 문건 보도로 인해 <월간조선>과 안기부의 관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안기부 관련 기사에 관한 한 <월간조선>은 90년대 이후 언론계에서 독보적 존재였다. 안기부를 취재원으로 삼은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들을 발굴하는데 발군의 기량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대부분 언론사들이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안기부에 관한 기사를 <월간조선>은 끊임없이 양산해왔으며 다른 언론사들에서는 그 배경에 대해 질시와 의혹의 눈길을 보내왔다.


<월간조선>가 발굴한 안기부를 취재원으로 하는 기사는 서경원 의원 밀입국 수사에 관한 `안기부 수사의 막후'(89년 8월), `서동권 안기부장-김일성 김정일 비밀회담' `신상옥·최은희가 본 김정일의 성격 건강 버릇'(94년8월), `50년 대공수사상의 대특종, 구국전위의 대북보고문'(94년9월)', `안기부 비밀녹음기록 단독입수'(96년1월) 등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특히 92년 10월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에 대한 보도는 <월간조선>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월간조선>은 또 그해 10월부터 12월까지 `긴급 취재-서울에 잠입한 북한공작 지도부' `안기부의 정치권 수사-대선정국의 뇌관, 조선노동당 수사의 진행방향' `간첩단 사건과 정치인-그들은 누구이며 무슨 혐의를 받고 있나' 등 특집기사를 연재하기도 했다.


인터넷뉴스인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편집장(전 <말> 편집장)은 월간 <말>지의 98년 12월호에서 “엄밀히 말해 그것은 취재가 아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에도 오씨는 조씨와 안기부의 커넥션 의혹을 계속 제기했다. 오씨는 99년 <말>지 1월호에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장의 중대혐의'라는 기사에서 “`<월간조선>-안기부 커넥션'의 핵심에는 조갑제 현 대표이사 겸 편집장과 정형근 의원(전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이 놓여 있다”고 폭로했으며, 이들 기사에 대해 <월간조선>은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한겨레신문 공작문건의 유출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현 정권 출범이후 국정원은 내부 비밀 파일의 복사가 불가능하게 보안장치가 설치돼 있으며 인쇄하는 경우에도 일일이 인쇄 횟수와 담당 직원의 신분이 기록되는 등 엄격한 통제 장치를 가동해 비밀문서를 외부로 유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문건의 외부 유출 시기는 97년 작성된 직후 <월간조선>과 깊숙한 관계에 있는 내부 인사가 <월간조선>에 <한겨레>를 좌익용공으로 음해하기 위해 넘겨줬거나 정권교체기에 유출됐다가 최근 <월간조선>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특별취재반

http://www.hani.co.kr/section-003000000/2001/003000000200103181925002.html


[언론권력] 한겨레신문, '월간조선'에 법적대응

한겨레신문사는 18일, 이날짜로 발간된 <월간조선> 4월호 내용 중 `특종-안기부가 1997년 4월5일 작성한 한겨레신문 종합분석 입수'란 기사가 한겨레신문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해 민·형사상의 법적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




한겨레신문사는 또 <한겨레신문 종합분석>이란 언론공작 문건의 작성과정을 지휘·감독한 권영해 부장과 박일룡 1차장 등 당시 안기부의 간부들을 직권남용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한겨레신문사는 또 이런 언론공작 문건이 <월간조선>에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상 규명을 국정원에 요구할 방침이다. 당시 안기부 간부 중 검찰 고발 대상자는 이밖에도 임경묵 대공정책실장, 남시중 경제1처장 등 간부진과 이아무개씨 등 등 10여명의 경제1처 소속 요원들이다.


한겨레신문사 특별취재반의 취재결과 한겨레신문사에 대한 용공음해 및 광고탄압 등 언론공작을 주도적으로 기획한 부서는 옛 안기부 안의 대공정책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대기업과 정부투자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겨레신문사에 대한 광고탄압을 실무적으로 담당한 부서는 대공정책실 아래 경제1처(경제1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작문건은 <한겨레>의 민족화해 및 분단극복 논조를 `북한 체제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북한의 대외, 대남 선전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왜곡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의 언론탄압 문제를 강도높게 제기해온 <월간조선>이 안기부의 언론탄압을 입증하는 공작문서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전문을 그대로 실은 배경을 두고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대 김승수 신문방송학 교수는 “이번 문건의 본질은 한겨레신문이 노동신문 서울지국이라는 안기부의 평가가 아니라 국가기관인 안기부가 언론통제적 시각에서 국정에 다시 개입했다는 점”이라면서 “<월간조선>은 공작문서의 내용을 먼저 비판해야지 누가 작성했는지도 모르는 공작문건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것은 언론탄압을 자초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신문 종합분석>이란 문건은 <한겨레>에 대한 광고중단과 구독 중단 등의 구체적인 탄압방안과 함께 △한겨레신문사 경영 및 편집간부 등 전 직원에 대한 대공용의점 정밀내사 △사내 비주류 인물 중점관리 및 계파갈등 간접조장 등 사내 공작 방안 등도 제시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1/0050000002001031819380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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